2007. 2. 14. 19:51ㆍ삶의 이야기
[시골의사의 주식가이드]⑧부자에 이르는 세 가지 길 |
[레이디경향 2006-10-20 12:09] |
"'재테크'와 '삶'이 공존하려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의 첫 번째는 일용할 양식을 해결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장식으로써 부를 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시대를 대표하는 부를 일구는 것이다. 당신이 부에 대해 어떤 단계의 생각을 갖느냐에 따라 재테크의 방법이 달라진다.
추구하는 '부'의 본질부터 판단해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부에 대한 목표는 생각보다 훨씬 소박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되는 일이면 그것을 과장하고 확대해서 표현하는 습관이 있다. ‘실제 얼마만큼의 부가 필요한가?’라는 물음에는 ‘다다익선’이라는 식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실제 속마음마저 무조건 커다란 부자 되기를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대개 이 시대의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차적인 부는 일용할 양식에 관한 부분이다. 이 나라를 대표하는 건강한 가정의 건실한 가장들이 갖는 가장 큰 목표는 “나와 내 가족이 일용할 양식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것”, 나아가서 “그 상태가 나이가 들거나 은퇴를 하거나, 혹은 실직이나 사고와 같은 불의의 환경에 처했을 때도 변함없이 유지되는 것” 아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가장들의 그런 소박한 소망마저 허락하지 않는다. 가족의 생활비, 교육비, 문화비, 통신비 등은 퇴근길에 삼겹살을 구워놓고 동료와 가볍게 한 잔 나눌 수 있는 자유조차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혹자는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요해진 생활수준이 빈곤감을 대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의 박탈감이란 상대적인 것이다. 지금은 과거보다 훨씬 많은 비율의 상대적 부자들이 존재함으로써 나머지 사람들의 존재감을 더욱 궁핍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말 추구하는 부의 본질은 무엇일까? 잠시만 눈을 돌려 주위를 살펴보면 신흥 부자들이 생겨나고, 신문에 등장하는 바다이야기 게임장 업주의 한 달 벌이가 수억원대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수완도 없고 주변머리도 없는 가장의 삶은 더욱 고달파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역시 대다수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여전히 지금 당장의 일용할 양식이다.
그런 면에서 빈곤감의 일차적 원인이 상대적이라는 말도 그리 설득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 부에 대한 박탈감은 그나마 일용할 양식이 해결된 사람들이 말하는 배부른 논쟁일 뿐 여전히 우리는 절대적 기준에서의 빈곤에 허덕이는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서 일용할 양식이란 문자 그대로 단지 ‘양식’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와 내 가족이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 수준의 경제적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예컨데 한 달에 한 번쯤은 아이들 손을 잡고 콘도나 펜션에 머물 수 있고, 한 달 내내 고생한 아내의 젖은 손을 이끌고 고깃집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때 가장 큰 전제는 이 정도 지출에 대해서는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기꺼이 부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를 선도하는 ‘부’를 꿈꾼다면 재테크는 포기해야
어떤 사람은 그 정도라면 이미 부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부자들의 늘어난 부에 비하면 보통 사람들의 삶도 이 정도 수준은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개 그렇지 못하다. 설령 당신이 지금은 여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미래 20년 뒤에도, 혹은 30년 뒤에도, 그럴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 해방된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만약 당신이 이 두 가지 전제가(지금 인간적 존엄성을 유지하는 삶, 그리고 미래에도 그 정도는 유지할 수 있는 여유) 이미 충족되어 있다면, 이제 당신이 바라는 추가적인 부는 생존의 부가 아니라 장식의 부, 혹은 도구의 부를 취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식적 부란 무엇일까? 일용할 양식에 대한 준비를 마친 당신은 이미 잉여를 누리는 사람이다. 이 잉여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현재 내 삶을 확장해 타인(이 시대의 대다수에 대한)에 대한 상대적 우월감을 즐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머지 한 가지는 부 자체를 하나의 철학으로 혹은 성취의 동기로, 삶의 목적으로 삼는 것이다.
일단 이 정도 수준의 부를 2단계의 부라 부르자. 이때 당신의 목적은 그랜저나, 체어맨을 타고, 완벽한 방호가 제공되는 주상복합으로 주거지를 옮기며, 당신의 자녀에게 타고 태어난 능력 외에 플러스 알파를 보태주는 사교육을 시킬 수 있기를 꿈꾸는 것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그 나머지를 누군가에게 덜어주고 나누는 삶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것은 우리에게 주어져도, 그렇지 못해도 크게 문제가 없다. 문자 그대로 이룰 수 있으면 좋지만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문제가 없는 삶, 그것이 바로 일용할 양식을 준비한 당신의 부에 대한 철학이다. 때문에 일용할 양식을 위해 투쟁하는 자와, 잉여를 위해 분투하는 자의 갈망과 의지는 현저하게 다르게 마련이다.
전자는 생존이지만, 후자는 장식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큰 부자, 즉 우리가 재벌급이라고 규정하는 부를 목표로 하는 경우는 처지나 상황이 아주 다르다. 이것은 시대를 규정하거나, 혹은 시대를 선도하는 부를 축척하는 것을 말하고, 또 내가 가진 부가 나의 통제를 벗어난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당신이 단순히 ‘부자’ 가 아니라, 정말 시대를 대표하는 부를 일구는 데 성공한다면 그것은 단지 당신의 목표를 이룬 성취감에 지나지 않을 뿐, 그것인 이미 부가 아니다. 당신은 어떤 경우라도 당신이 소유한 부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당신은 그 부의 노예가 되어 평생 그것을 지키고 늘리고 관리하는 데 봉사하게 된다. 그때부터는 내가 부의 주인이 아니라 부가 나의 주인이 된다.
많은 사람에게 이런 수준의 부는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거부하는 것이 좋다. 그것은 돈이 아니라 ‘권력’이고 ‘기준’이며, 때에 따라서는 진짜 나를 죽이는 독배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돈에 대한 철학이나 가치관이 확고하고, 부를 다루는 그 자체를 장인정신으로 바라보는 안목이 없다면 대개의 사람들에게 그것은 불필요한 짐이며 고(苦)일 뿐이다. 편의상 이것을 3단계의 부라고 하자.
재테크로 이룰 수 있는 범위는 잉여의 부까지
이제 입장을 정리하자. 지금 우리가 필요로 하는 부는 일생동안 일용할 양식을 걱정 없이 해결하는 수준이라면, 거기서 굳이 과욕을 부려 두 번째 잉여의 몫까지 늘리는 것, 즉 2단계의 부를 목표로 하자. 당신이 재테크로 이룰 수 있는 범위는 바로 여기까지다. 만약 당신이 3단계의 부, 즉 시대적 부자를 갈망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재테크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그 자체가 이미 그 목표로부터 멀어지는 지름길이 된다.
그렇다면 1단계의 사람들, 이 시대의 대부분의 가장, 혹은 청년들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재테크를 해야 하고, 그 결과는 과연 어떨까? 안타깝게도 이것이 가장 힘들다. 왜냐하면 부란 ‘구심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부는 그 크기가 클수록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가진 부의 크기가 적으면 적을수록 기회를 위기로 만든다.
예를 들어, 유전 징후가 있는 대륙붕을 한 번 탐사하는데 1억원이 든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석유 시추에서 성공할 확률은 1/10 이다. 그러나 이 탐사에서 석유가 발견된다면 그 가치는 1백억이다. 이때 당신에게 1억의 돈이 있다면 당신이 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한 도박이다. 하지만 당신에게 10억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부를 결정적으로 늘려줄 절호의 기회다.
이것은 곧 리스크와 기회의 의미가 부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자산 규모 1천5백억의 장하성펀드가 대한화섬의 지분 5%를 취득하자 대한화섬의 시가총액이 단 이틀 만에 2천억이 늘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대한화섬의 주식을 매수했다면 ‘십중팔구’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을 것이다.
당신이 1천억의 자산가라면 종합주가지수가 1백포인트씩 하락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10억씩을 사들일 수 있고, 그 결과 설령 지금부터 대세하락이 시작되더라도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시기의 문제일 뿐 당신은 최악의 경우에도 반드시 투자한 돈을 회수하고도 남는 충분한 이익을 올릴 수 있다. 더구나 이때 투자된 돈은 당신 자산의 고작 5~10%일 뿐이다.
하지만 1천만원이 전 재산인 당신은 이런 방식의 투자를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당신의 잉여가 아니라 전부이기 때문이고, 또 당신이 가야 할 길이 너무 멀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그것을 여유만만하게 기다릴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그렇기 때문에 부자가 아닌 사람이 부자가 되기란, 부자가 더 부자가 되기보다 1백 배나 더 힘들고 위험하고 어렵다. 그래서 당신은 불가피하게 리스크를 안고 높은 수익률을 올려야 하지만, 사실 당신이 그런 생각을(높은 수익률) 하고 있는 이상 당신이 무엇을 하던 그 자체가 곧 위험이다.
그래서 당신은 두어 번의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고, 운이 좋아 1천만원이 5천만원이 되더라도, 다시 1천만원 혹은 5백만원이 되기가 쉽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결국 당신의 성과는 50%에 수렴하게 된다. 사실은 그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으로 인해 대개는 더 줄어들게 된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장 눈에 보이는 계산법으로는 무슨 수를 써도 일용할 양식을 확보할 수 없는데, 그렇다고 고수익을 추구하지도 말아야 한다면 그저 좌절을 씹으면서 세상을 한탄하고 말아야 하는 것일까? 솔직하게 말하면 당신의 가장 유리한 방법은 고수익을 추구하되 감당할 수 있는 범주에서 리스크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수밖에 없다.
5천만원의 전 재산을 주식에 투자했다면, 혹은 5천만원을 빌려서 1억을 부동산에 투자했다면 그리고 그 외에는 단돈 만원의 여유도 없다면 이미 당신의 투자는 리스크의 그물에 갇혀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더 열심히 일하고 노력해서 매월 1백만원씩의 추가 수익을 본업에서 낼 수 있다면 당신은 그만큼의 시간을 벌 수 있고 리스크는 기회로 바뀐다.
재테크는 인내심을 양분으로 자라는 것
자산가치란 결국 단기적으로는 파동을 그리며 등락을 거듭하는 것이지만, 멀리 보면 반드시 증가하게 된다. 설령 당신의 투자가 지금 당장은 여의치 않더라도, 결국에는 그것을 보전하는 시간을 벌 수가 있고, 당신은 그것을 기다릴 여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는 인내심을 양분으로 자란다. 당신이 일용할 양식이라는 일차적 목표가 절박하면 할수록 스스로 본업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성취를 이루어 나가야 하고, 재테크란 그러한 전제에서 당신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1단계의 목표가 이루어진 사람들이 2단계의 부를 얻기 위해 재테크를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것은 앞서의 경우보다 훨씬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성공 확률도 높다. 당신은 이미 두 번째 단계의 목표는 이루면 좋고, 설령 이루지 못하더라도 도리가 없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또 이 경우에는 절박함이 없고, 내가 가진 부의 전부를 던질 이유도 없으며, 실제로 그러지도 않기 때문에, 당신은 이미 리스크로부터는 상당히 해방되어 있는 사람이다.
이런 범주에 드는 사람들은 굳이 그것을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산을 배분하게 된다. 그 사람의 투자자산은 리스크로부터 상당히 보호를 받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비록 수익률이 획기적으로 크지 않더라도 안정적이고 누적적으로 자산을 증가시키게 된다. 사실 이 경우가 재테크에 있어서는 가장 유리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본인의 노력으로 재테크에 대한 안목만 키우면 수익률도 높일 수 있고,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것은 냉정하게 보면 앞서 1단계에 해당하는 다수의 절박한 사람들이 잃어버린 판돈을 느긋하게 나누어 챙기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면 가장 좋은 방법은 1단계의 목표는 자신의 노력으로 스스로의 본업에서 이루고, 2단계의 부는 재테크로 이루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조급하다. 그리고 신랄하게 말하면 그 내면은 스스로의 본업에서 더 많은 성취를 이루기 위해 고생하기를 두려워하고, 좀더 쉽고 편한 길을 재테크를 통해서 찾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리스크에 노출된 1단계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재테크를 통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란 동일한 돈을 벌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는 것보다 어렵다.
물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리스크를 전부 기회로 바꾸는 역량이란 그야말로 피눈물 나는 공부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듣기 싫은 말은 귀에 거슬리고, 약은 입에 쓰다. 하지만 반드시 고민해보라. 혹시 자신이 재테크를 통해 얻으려는 것이 좀 쉽고 편하게 큰돈을 벌고 싶은 욕망은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파울 라인에 발을 디디고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것이다.
시대를 관통하는 부, 혹은 시대를 규정하는 부를 얻고자 노력한다면 재테크 따위는 잊어버려야 한다. 그것은 시대의 변화에 대한 통찰, 산업의 미래와 정치 사회적인 변화에 대한 동물적 감각, 그리고 용기와 운이 동시에 따라야 한다. 그것은 돈을 굴려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정리하면 당신이 1단계의 부를 목표로 한다면 ‘재테크’와 ‘삶’ 두 가지를 조화롭게 공존시키면서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다른 사람보다 부자가 되려면 다른 사람보다 재테크에 대해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1시간 덜자고, 1시간 더 일하면서 스스로 담금질한다면 재테크의 승률을 상당히 높이는 것이다.
당신이 2단계의 부를 목표로 한다면, 그때는 재테크의 노하우와 지식을 충분히 습득하고 스스로 적절하게 통제하면서 자근자근 목표를 밟아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대를 대표하는 부자가 되려면 지금 당신의 머릿속은 주식 시세나, 아파트 가격이 아니라 다음 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물결을 고민하고, 그것이 눈에 보이는 순간 당신의 전 생애를 걸고 뛰어들어야할 것이다.
▶'시골 의사' 박경철씨는...
'시골 의사'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경철씨(42)는 현직 의사로는 드물게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의대 재학 중 재미 삼아 주식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후 오기가 발동해 동료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주식 공부를 시작했다. 10년간의 도전 끝에 큰돈을 벌었고, 증권사 게시판과 경제 신문 등에서 ‘시골 의사’라는 필명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1년 MKS(매경증권방송)의 '고수 대 고수'에 출연해 솔직하고 뼈 있는 이야기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1년에 50여 차례 이상 기업 연수원과 공공기관에서 강연을 하고, 얼마 전에는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을 출간해 뜨거운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현재 고향 안동에서 신세계연합의원을 운영하고 있고, MBN에서 ‘머니 레볼루션’도 진행하고 있다. 얼마 전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리더스북)을 출간했다.